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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모두가 꿈꾸는 대기업을 간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축복이었다.
매일 8시 출근 11시 퇴근이 기본이었고 토요일도 거의 특근을 해가며 일하던 시절이었다.
물론 지금도 가끔 일이 몰려서 그렇게 일을 진행하고는 한다. 소중한 가족과의 시간은 나의 이기심으로 아주 짧았다.

저녁 9시, 일을 멈추겠다고 결심한 이유
나는 퇴근 후에도 집에가면 일단 노트북을 부팅한다. 사람들이 집에가면 TV를 키듯이 말이다. 그래야 마음이 편했다.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와서도 노트북을 켜고, 메신저 알림에 즉각 반응했다.밤 10시까지는 이어지는 업무는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나는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성실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쉽게 지쳤고,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점점 힘들어졌다.
몸은 집에 있었지만 마음은 늘 회사에 묶여 있었다. 어느 날 나는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언제쉴수있을까하고.
이제 곧 50이 다가오는 불쌍한 나 자신을 위해 슬로우 라이프, 저녁9시 이후 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메일 확인도, 업무 메신저 답장도, 자료 정리도 모두 멈추기로 했다. 그 시간 이후는 오롯이 일하지 않는 시간으로 비워두기로 했다.
그 결심은 단순했지만, 나에게는 꽤 큰 도전이었다.
첫 며칠, 멈추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슬로우 라이프, 저녁9시 이후 일하지 않기 첫날 저녁 9시가 되자 나는 자동으로 노트북을 열려고 했다. 무서운 습관이다.
손은 습관처럼 키보드를 찾았고, 머리는 해야 할 일 목록을 떠올렸다. 나는 그 순간 스스로를 멈춰 세웠다.
지금은 일하지 않는 시간이다. 그 문장을 마음속으로 여러 번 되뇌었다. 아이들 배변 훈련하는 느낌이었다.
처음 며칠 동안 나는 불안했다. 혹시 놓치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지, 내가 게을러 보이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휴대폰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급한 연락이 거의 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일은 다음 날 처리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내가 그 시간에 일을하지 않아도 회사는 굴러간다.
내가 쉬지 못했던 이유는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쉬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녁 9시 이후를 비워두는 일은 일정을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었다.
저녁이 생기자 삶의 풍경이 달라졌다
슬로우 라이프, 저녁9시 이후 일하지 않기가 시작되자 저녁의 풍경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대신 TV를 켜지 않고 불을 낮췄다.
나는 와이프와 이야기를 하고 아들과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도시는 여전히 바빴지만, 내 마음은 조용해졌다.
나는 그동안 저녁을 남은 시간으로만 여겼다. 저녁 9시 이후를 쉬는 시간으로 정하자, 그 시간은 하루 중 회복의 시간이 되었다.
나는 책을 읽기도 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다. 그 모든 시간이 쓸모없어 보였지만,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아이와 늘 같이 자는데 요즘은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앞당겨졌다. 나는 화면을 덜 보게 되었고, 잠은 더 깊어졌다.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저녁을 쉬기 시작하자, 하루 전체의 리듬이 바뀌기 시작했다.
일의 효율은 오히려 좋아졌다
슬로우 라이프, 저녁9시 이후 일하지 않기를 하면서 한 가지 사실에 놀랐다. 일을 덜 했는데도 업무 성과는 나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집중력은 더 좋아졌다. 난 그동안 무엇을 하며 산거지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난 바보같이 일했구나라는 후회감.
저녁에 쉬면서 머리가 정리되자, 다음 날 업무를 더 명확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나는 불필요하게 야간까지 끌고 가던 일을
업무 시간 안에 끝내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회의는 짧아졌고, 메일은 간결해졌다. 늦게까지 붙잡고 있는 것이 능력이 아니었다.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저녁 9시 이후에 쉬는 규칙은 나에게 일을 더 잘하기 위한 경계선이 되었다.
그 선이 생기자, 일과 삶은 처음으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저녁 9시 이후를 지킨다는 것의 의미
슬로우 라이프, 저녁9시 이후 일하지 않기를 통해 나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저녁 9시 이후에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건 일을 포기하는 선택이 아니었다. 그건 나를 보호하는 선택이었다.
나는 여전히 일을 한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하루의 끝까지 나를 소모하지 않는다. 저녁이 있는 삶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회복했고, 그 회복은 다시 다음 날의 나를 지탱해 주었다. 일은 끝없이 생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모든 일을 오늘 다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저녁 9시 이후를 지키는 일은 내 삶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는 연습이었다.
나는 오늘도 9시가 되면 노트북을 닫는다. 그 순간, 하루는 비로소 끝나고 나의 시간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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